First On-site

이번 Post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했던 온사이트 지원 이야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첫 온사이트 지원은 생긴지 얼마 안되 저 혼자밖에 없는 Windows Server 지원 팀에 입사한지 이틀 만에 처음으로 고객 사이트에 Windows Server을 설치 하러 나갔었습니다.

사이트에 나가 가기는 했는데 아는게 없어서 어리버리.. 게다가 렉에 들어가 있는 서버라는 놈은 처음 봤고.. 어찌나 Fan 소리가 크고 무섭게 느껴지던지..

그래도 초짜 티를 내는 것은 고객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는 생각에 베테랑이라도 되는 것처럼 무던히도 표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초짜가 어디 가겠습니까? 작업하는 등 뒤에 서너명이 둘러서 뭐하나 등너머로 지켜보고 있고 화장실이라도 가려고 밖으로 나오면 모두들 쫓아 나와 자신들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기 시작하더군요, 물론 제대로 답했을 리가 없죠, 그러고 나니 가슴이 쿵닥 쿵닥 하고 뛰는 게 느껴지면서 머리가 멍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점심시간이되 밥 사주시겠다는 고객을 뿌리치고 몰래 근처 대형 서점에 달려가서 Windows 책을 붙잡고 설치 부분만 한 시간을 넘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아니 외웠습니다!).

돌아와서 겨우 어떻게 설치는 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점심에 본 책에서 설치 끝나면 ERD를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제 딴에는 서비스 한답시고 ERD 디스크를 만들기 위해 3.5인치 Floppy Disk를 FDD 드라이브에 넣으려고 하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들어가지 않더군요.

심호흡을 한번 깊게 들이쉬고 드라이브를 찬찬히 들여다 보니 FDD 드라이브 보다 폭은 좁고 높은 입구가 보였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뭔지는 몰라도 FDD는 아니라는 판단이 들면서 속으로 'X됐다'를 외쳤죠, 그래도 입은 살아서 핑계랍시고 둘러댄다는게..

sankim:  "하...하...(어설픈 웃음) 여기 왜 이런게 있죠?"

주위 모든 사람들: ......... (다들 한참을 아무도 말도 못한체 멍한 표정으로 얼어 붙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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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FDD를 넣으려고 애썼던 내장형 4mm DAT Tape Drive입니다, 이것이 Tape 드라이브고 그걸로 백업을 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 후 몇 일 동안 황당해 하던 그분들의 표정이 밤낮으로 떠올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때 그 전산실 실장님, 계장님들 죄송했습니다 mㅡㅡm